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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걱정됩니다. 내가 감히 사랑이라 부르는 이 관계가 당신에 눈에는 그저 추악한 욕망으로 비칠지도 모르기 때문입니다. 나는 항상 정확한 단어만을 사용합니다. 감정은 외부의 변화에 따른 내부의 보이지 않는 변화거든요. 하지만 사랑은, 적어도 나의 사랑은, 변하지 않습니다. 심방을 나갔다 심실로 들어오는 피와 같습니다. 두 개의 마주보는 거울 사이, 당신의 그림자와 같습니다. 흔들리는 것이 감정입니다. 하루에도 몇 십 개가 부화뇌동하며 내 눈을 흐립니다. 사랑은 바닥에 진득이 눌어붙어 발목을 잡을지언정 움직이지 않습니다.
사랑에는 대상이 있습니다. 명확한 방향이 있는 벡터입니다. 사차원을 넘나드는 벡터입니다. 나는 입술이 뭉개지고 눈구멍이 빈 당신을 사랑합니다. 나는 시간 속에 박제된 볼이 부은 당신을 사랑합니다. 나는 어머니의 모습에 오후 햇살처럼 비친 당신을 사랑합니다. 나는 보이지 않는 곳에 있는 당신을, 내가 있으니 당신도 있으리라는 바닥 없는 확신을 딛고 사랑합니다. 내 사랑의 대상은 항상 당신입니다. 초등학교 때의 제법 곱상한 얼굴의 짝을 좋아했던 건, 그의 눈에서 당신이 보였기 때문입니다. 늦겨울의 밤이 숭고했던 것은, 십수 년 전 그맘때 당신의 어머니가 당신을 세상으로 이끌어준 탓이겠지요.
그래서 나는 걱정됩니다. 감히 사랑이라 불러도 되는 관계인가요? 어른들은, 사랑은 구원받고 싶은 마음이라고 합니다. 스스로는 설 수 없는 나뭇가지 둘을 세우는 방법을 아십니까. 서로에게 기대게 하면 됩니다. 은사님은 이게 사랑이라 했어요. 바람 불면 쓰러지는 얄팍한 시옷 자를 두고 사랑이라 했어요. 나는 모릅니다. 사실, 은사님의 사랑은 잘 몰라도, 내 사랑은 그게 아닙니다. 생물에도 여러 종이 있듯이 사랑도 종으로 나뉘는 것 같습니다. 은사님의 사랑은 아마 마호가니였나봐요. 당신의 사랑은 무슨 종입니까.
차라리, 같은 종이 아니라면, 차라리, 나의 사랑을 뜯어 먹어주세요. 비둘기 사체를 묻고 자라는 벌처럼 내 사랑을 먹고, 마시고, 뼈를 갉고, 소화시켜주세요. 남김없이! 행복해주세요. 동맥이 잘려도, 피와 눈물이 흘러나오던 정맥이 잘려도 그 수혜자가 당신이라면 좋습니다. 말했죠, 사랑은 관계입니다. 나에게서 당신으로 향하는 무한한 광자의 흐름입니다.
나는 걱정됩니다. 뼈를 벌릴 각오로 내어준 가슴에 당신이 부드럽게 입을 맞추고 안겨올까봐, 스스로의 희생정신에 감탄하던 내 눈물을 삼키고 손을 잡아올까봐.
사랑에는 대상이 있습니다. 명확한 방향이 있는 벡터입니다. 사차원을 넘나드는 벡터입니다. 나는 입술이 뭉개지고 눈구멍이 빈 당신을 사랑합니다. 나는 시간 속에 박제된 볼이 부은 당신을 사랑합니다. 나는 어머니의 모습에 오후 햇살처럼 비친 당신을 사랑합니다. 나는 보이지 않는 곳에 있는 당신을, 내가 있으니 당신도 있으리라는 바닥 없는 확신을 딛고 사랑합니다. 내 사랑의 대상은 항상 당신입니다. 초등학교 때의 제법 곱상한 얼굴의 짝을 좋아했던 건, 그의 눈에서 당신이 보였기 때문입니다. 늦겨울의 밤이 숭고했던 것은, 십수 년 전 그맘때 당신의 어머니가 당신을 세상으로 이끌어준 탓이겠지요.
그래서 나는 걱정됩니다. 감히 사랑이라 불러도 되는 관계인가요? 어른들은, 사랑은 구원받고 싶은 마음이라고 합니다. 스스로는 설 수 없는 나뭇가지 둘을 세우는 방법을 아십니까. 서로에게 기대게 하면 됩니다. 은사님은 이게 사랑이라 했어요. 바람 불면 쓰러지는 얄팍한 시옷 자를 두고 사랑이라 했어요. 나는 모릅니다. 사실, 은사님의 사랑은 잘 몰라도, 내 사랑은 그게 아닙니다. 생물에도 여러 종이 있듯이 사랑도 종으로 나뉘는 것 같습니다. 은사님의 사랑은 아마 마호가니였나봐요. 당신의 사랑은 무슨 종입니까.
차라리, 같은 종이 아니라면, 차라리, 나의 사랑을 뜯어 먹어주세요. 비둘기 사체를 묻고 자라는 벌처럼 내 사랑을 먹고, 마시고, 뼈를 갉고, 소화시켜주세요. 남김없이! 행복해주세요. 동맥이 잘려도, 피와 눈물이 흘러나오던 정맥이 잘려도 그 수혜자가 당신이라면 좋습니다. 말했죠, 사랑은 관계입니다. 나에게서 당신으로 향하는 무한한 광자의 흐름입니다.
나는 걱정됩니다. 뼈를 벌릴 각오로 내어준 가슴에 당신이 부드럽게 입을 맞추고 안겨올까봐, 스스로의 희생정신에 감탄하던 내 눈물을 삼키고 손을 잡아올까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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